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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_플립(Flipped), 그 첫사랑에 대해서.

꼬리별_ 2017. 11. 6. 20:51
새로 이사 온 미소년 브라이스를 보고 첫눈에 사랑을 직감한 7살 소녀 줄리. 

솔직하고 용감한 줄리는 자신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지만 브라이스는 그런 줄리가 마냥 부담스럽다. 
 
줄리의 러브빔을 요리조리 피해 다니기를 6년! 
브라이스는 줄리에게 받은 달걀을 쓰레기통에 버리다 들키고, 
화가 난 줄리는 그날부터 브라이스를 피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성가신 그녀가 사라지자 브라이스는 오히려 전 같지 않게 줄리가 신경 쓰이기 시작하는데…

출처 : 영화 소개 줄거리



감독 : 롭 라이너

출연진 : 캘런 매콜리프, 매들린 캐럴

개봉년 : 2010년(미국) 국내는 2017년

러닝타임 : 90분



※ 후기는 영화에 대한 감상과 생각입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0년 미국에 개봉한 후 7년 뒤인 2017년에 국내에 개봉했던 영화로

달큰한 첫사랑의 이야기로 야금야금 입소문을 탔으며

7년이란 기간이 무색하지 않게 흥행을 이끌어 냈다.


어린아이가 과연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

첫 눈에 사랑에 빠진다는 것도 과연 그럴 듯한 일인지에 대해

단연 그러하다! 라고 대답하는 플립은 순수했다.


영화의 시작부터 사랑에 빠진 줄리(매들린 캐럴)는 

어린아이만의 솔직용감한 모습으로 브라이스(캘런 매콜리프)에 마음을 표현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나를 좋아해 준다면 정말 좋겠지만,

브라이스에게 줄리는 부담스러운 존재일 뿐이었고

줄리같은 솔직당당함이 없었던 브라이스는

상대의 마음에 거짓으로 응하며 피해다닐 뿐이었다.


영화 속 두 어린아이의 집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줄리의 집은 가난하고 인정을 소중히 하는 집이며

브라이스의 집은 상대적으로 부유하고 타인을 무시하는 집이다.

아직 때묻지 않고 모든 것이 어설픈 아이들이 의지하고 배울 곳은

옆에 있는 가족들 뿐인데.


극 중에서 나오는 중요한 소재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플라타너스 나무, 하나는 계란이다.


줄리는 실제 마을에 있는 플라타너스 나무를 

브라이스를 비롯한 모두가 미쳤다고 생각할 정도로 아끼며

그 순수한 마음 속에도 한그루의 플라타너스 나무를 키우고 있었다.

어느 날 땅 주인에 의해 나무가 잘려나갈 때도 끝까지 혼자 지키려 노력하던

그녀의 마음 속의 나무를 지켜준 것은 줄리의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그녀에게 한 폭의 나무가 그려진 그림을 그려주며 이렇게 말한다.

 


 

"항상 전체 풍경을 봐야한단다. 그림은 단지 부분들이 합쳐진 게 아니란다. 

소는 그냥 소이고, 초원은 그냥 풀과 꽃이고, 나무들을 가로지르는 태양은 그냥 한줌의 빛이지만 

그걸 모두 한 번에 같이 모은다면 마법이 벌어진단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혼자 살아가지 않고 끊임없이 관계를 맺으며

그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며 살아간다.

장애를 가진 아버지의 동생 뒷바라지 때문에 가족들이 힘들어해도

옳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희생이 필요하다고 다그치기까지하는 아버지답다.


줄리는 닭을 키운다. 계란을 줍는다. 그 계란으로 가족들이 식사를 한다.

그런데 그래도 계란이 남는 것을 본 이웃 주민들은 남는 계란을 돈을 주고 사간다.

고객을 위해 꾸준히 계란 배달을 하며 장사하고 당연히 자신이 좋아하는

브라이스의 집에도 계란을 가져다 준다. 그것도 무료로. no coast.

하지만 브라이스 아버지의 생각은 그렇게 깨끗하지 못했고

상대 집의 외관과 형편을 무시하며 더러운 계란을 버리라고 한다.

솔직하게 거부할 수 없었던 브라이스가 계란을 받고 버리기를 수차례, 

당연히 갈등의 도화선이 된다.


그런 브라이스에게 인간 감정의 순수함을 일깨워주는 것은 그의 할아버지였다.

 


 

정직에 관한 거다, 손자야. 때론 처음에 조금 불편했던게 나중엔 많은 고통을 줄일수가 있단다.

 


 

영화의 마지막에 브라이스는 줄리가 가꿔 놓은 그녀의 집 마당을 삽자루로 파내기 시작한다.

플라타너스 나무를 심기 위해서. 잘려나간 거대한 나무와는 다른 작디 작은 묘목을 심기 위해서.

둘이 함께 심는 그 모습은 나한테 있어 앞으로 어떻게 커갈 지 가늠하지 못할, 

이제 막 걸음을 내딛은 두 어린아이의 미래에 대한 순수한 희망이었다.


사실 브라이스는 생애 또 얻기 힘들 큰 행운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마음 속에 플라타너스 나무를 가진 사람이 저렇게나 좋아해준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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