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별

영화리뷰_비긴어게인(Begin Again), 그 사랑과 음악에 대해서. 본문

보다/영화

영화리뷰_비긴어게인(Begin Again), 그 사랑과 음악에 대해서.

꼬리별_ 2017. 11. 5. 21:02
싱어송라이터인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는 남자친구 ‘데이브’(애덤 리바인)가 메이저 음반회사와 계약을 하게 되면서 뉴욕으로 오게 된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오랜 연인이자 음악적 파트너로서 함께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것이 좋았던 그레타와 달리 스타가 된 데이브의 마음은 어느새 변해버린다.
 스타 음반프로듀서였지만 이제는 해고된 ‘댄’(마크 러팔로)은 미치기 일보직전 들른 뮤직바에서 그레타의 자작곡을 듣게 되고 아직 녹슬지 않은 촉을 살려 음반제작을 제안한다. 거리 밴드를 결성한 그들은 뉴욕의 거리를 스튜디오 삼아 진짜로 부르고 싶었던 노래를 만들어가는데…

출처 : 영화 소개 줄거리



감독 : 존 카니

출연진 : 키이라 나이틀리, 마크 러팔로, 애덤 리바인 등

개봉년 : 2013년

러닝타임 : 105분





※ 후기는 영화에 대한 감상과 생각입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음악 영화를 좋아한다면, 

혹은 영화를 좋아한다면, 

또는 음악을 좋아한다면,


언제든 비긴 어게인이라는 영화에 코멘트를 남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코멘트에는 단연코 음악에 대한 감탄이 있을 것이다.


언제고 문득 생각나는 영화, 머릿 속에 울려 퍼지는 음악을 들려준

비긴어게인의 그 사랑과 음악에 대한 코멘트를 남긴다.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와 데이브(애덤 리바인)은 같은 세상과 음악을 공유하며

그 안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와 마음, 사랑을 나누지만

그것만으로 삶에 만족할 수 있었던 그레타와는 달리 데이브는 성공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같은 곳을 향해 가는 것만 같던 그들의 길이 사실은 조금은 벌어진, 그래서 갈수록 다른 곳을 향해만 간다.


만족하고 있던 만큼 그것이 깨어졌을 때의 세상은 더욱 잔인하고 날카로웠고

좋아하던 음악마저 놓아버리려고 했을 때, 댄(마크 러팔로)와 만나고

세상의 끝인 줄 알았던 곳에서 또 다른 길을 발견한다. 

음악에 기대어, 사람에 기대어 새로운 걸음을 옮기며 만들어 가는 노래들은

하나하나가 스토리를 가지고 감정의 직접적 공감을 강렬하게 이끌어낸다.


어딘가에서 들었다.


무언가를 볼 때, 음악을 들을 때, 책을 읽을 때와 같이

사람이 무언가에 몰입 할 때가 가장 위험하다고.

그 순간은 모든 정신적 자극에 취약할 때라고.


그렇게 이입된 감정에 절로 공감하고, 응원하고,

강직해져갈 때마다 같이 웃게 된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그레타가 데이브의 콘서트장에 찾아 갔을 때

데이브는 이 영화의 타이틀곡이자 둘 만의 추억이 서린 Lost stars를 불렀다.


처음에는 놀랐다.


곡에 서린 추억과 의미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열망으로 덧씌운 새 리듬을 보여주지 않아서.

데이브가 그만큼 과거를 후회하고 사랑을 느끼는 것인가 싶어서.


하지만 곡의 중반부가 지나갈 즈음 바뀌었다.


데이브를 위해 그레타가 만들어 준 Lost Stars에서 관객을 위한 데이브의 Lost Stars로

그리고 그레타는 열광하는 관객들 앞에서 노래부르는 데이브의 모습을 보고서

그렇게, 그렇게 콘서트장을 나온다.


마지막 기대마저 저버린 그에 대한 실망이었을까, 

아니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담담하게 정리한 것일까.


그레타와 데이브, 관객을 번갈아가며 보여주는 영화의 연출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나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그 순간의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것은 전자였다.

그런데 그레타가 회사와 계약하지 않고 단독으로 앨범을 판매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후자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세상을 위한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것이었으니까.


우리 모두 각자의 어둠을 걷어내려 하는

길 잃은 별들인가 묻는 영화의 물음에

나는 내 길을 걸어가고 있다고 대답할 수가 없었다.

나 또한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 별 중의 하나로 느껴졌으니까.

그렇기에 그레타가 더 아름다워 보였다.


사랑이 마냥 밝지만도 않고

사람 사는 세상 또한 마냥 쉽지 않다.

그런 사랑의 상처와 사람의 위로,

모든 걸 풀어내는 음악,

그 조화를 부수지 않는 연기와 연출.


앞으로도 문득 생각날 것이고

그러다 또 이렇게 다시 보는 것이 반복 될 것 같다.



But are we all lost stars, trying to light up the dark?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