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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_빌리엘리어트(BillyElliot), 그 꿈과 부성애에 대해서.

꼬리별_ 2017. 11. 7. 21:41
영국 북부 탄광촌에 사는 11살 소년 빌리. 매일 복싱을 배우러 가는 체육관에서 우연히 발레 수업을 보게 된 그는 토슈즈를 신은 여학생들 뒤에서 동작을 따라한다. 

그에게 재능을 발견한 발레 선생님 윌킨슨 부인은 빌리에게 특별 수업을 해주고 로얄발레학교의 오디션을 보라고 권유한다.

발레는 여자들이나 하는 거라며 반대하는 아버지 몰래 신나게 춤을 추던 어느 날, 빌리는 불쑥 체육관에 찾아온 아버지와 맞닥뜨리게 되는데...

출처 : 영화 소개 줄거리



감독 : 스티븐 달드리

출연진 : 제이미 벨, 줄리 월터스, 게리 루이스 등

개봉년 : 2001년

러닝타임 : 110분



※ 후기는 영화에 대한 감상과 생각입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남자는 축구, 권투.

여자는 발레, 요리.

성차별이 당연시 되는 시대의 한 탄광마을에서는

광부 노조의 집단파업과 이를 제지하는 공권력의 부딪힘이 한창이었다.


일찍이 어머니를 여윈 빌리(제이미 벨)는 치매걸린 할머니와

극렬한 파업 활동을 이어가는 아버지, 재키 엘리어트(게리 루이스)와 토니 엘리어트, 형과 함께 사는

노래를 좋아하는 소년이다.


어울리지 않는 권투글러브를 목에 맨 채 지겨운 복싱 수업을 듣던 와중,

우연히 보게된 윌킨슨(줄리 월터스) 선생님의 발레 수업은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었다.

노래와 춤은 빌리에게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것이었으니까.


친구를 제외한 마을의 모든 남자들은 발레하는 남자를 인정해주지 않았고

빌리는 단지 이상한 데 정신팔린 얼간이였다.


그런데 주위 사람들의 만류와 야유에도 꿋꿋이 꿈을 좇아나가는 그런 영화인 줄만 알았던 이 영화에서 

내게 감동을 준 인물은 빌리가 아닌 빌리의 아버지, 재키 엘리어트였다.


누구보다 파업에 앞장서던 그의 아버지는

복싱을 배우는 줄 알았던 빌리가 발레하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는다.

단순히 성차별적 고지식함이라 생각했던 그 모습은 

사실 어머니 없이 자라는 빌리가 누구보다 강한 남자로 크길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가 살아온 노동층 세상에서 강한 남자란 마초적 남성상을 대표하는 남자였을 테니까.

하지만 이내 깨닫는다. 

진정 빌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빌리가 그것을 할 때에 얼마나 좋아하는지.

긴 파업의 영향으로 힘들어진 집안형편에서

그동안 반대하고 못하게 막던 아버지가 아들을 위해 해줄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이미 끝났지만 빌리는 아니야, 빌리를 이렇게 끝나게 할순없어"

- 재키 엘리어트



일을 나간다.

같이 파업하던 모두가 똑같이 파업을 외칠 때,

내가 욕하고 계란을 던지던 그들처럼 일을 나가기로 결심한다.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아들을 위해서. 

정말 발레를 좋아하고, 발레의 천재일지 모르는 빌리를 생각하며 탄광에서 울고,

빌리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사랑하는 아내의 유품마저 처분한 채 

런던의 발레 학교에 입학 오디션을 보러간다.

집안 차원의 지원이 없다면 성공할 수 없다며, 정말 지원해 줄 수 있느냐는 학교의 물음에

그렇다

고 대답한다.

발레 학교 합격 편지를 받던 그 날

마을 사람들에게 자랑하러 뛰어간 그 날

노조 파업은 실패로 끝이 났다.


보고싶을 거라는 형을 뒤로하고 꿈을 위해 빌리는 마을을 떠나고

긴 시간이 흐른 영화의 마지막에 늦었다며 아버지를 재촉하는 형과 

빌리의 친구를 비롯한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한 큰 무대에서

빌리는 백조로 날아오른다.

그 백조의 날개에는 

발레를 권유한 또래 여자아이,

발레를 알려준 윌킨슨 선생님,

우정으로 사랑으로 응원해준 친구,

보고싶을 거라 말하는 형, 

자신도 무용수를 꿈꿧다는 할머니,

편지로 항상 너의 곁에 있을거라는 어머니,

그리고 모든걸 바쳐 응원해준 아버지, 재키.

많은 이들의 응원이 서려있었다.

 

빌리와 함께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춤을 추며 가는 빌리에게 보통아이처럼 걸을 수 없니 묻던

발레 학교에서 힘들면 돌아와도 되냐는 질문에

네 방 전세놓을거라던 재키 엘리어트는


아들을 위해 눈물 흘리고, 그 꿈을 향한 기회를 주기 위해 

자신을 바치는 그런 아버지였다.


영화 내내 제발 현실의 벽에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말라고

영화답게 아름답게 끝나길 바랐고 기대에 부응하듯 눈물겨운 감동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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