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별

영화리뷰_블랙스완(Black Swan), 그 완벽에 대해서. 본문

보다/영화

영화리뷰_블랙스완(Black Swan), 그 완벽에 대해서.

꼬리별_ 2017. 11. 5. 22:19
싱어송라이터인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는 남자친구 ‘데이브’(애덤 리바인)가 메이저 음반회사와 계약을 하게 되면서 뉴욕으로 오게 된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오랜 연인이자 음악적 파트너로서 함께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것이 좋았던 그레타와 달리 스타가 된 데이브의 마음은 어느새 변해버린다.
 스타 음반프로듀서였지만 이제는 해고된 ‘댄’(마크 러팔로)은 미치기 일보직전 들른 뮤직바에서 그레타의 자작곡을 듣게 되고 아직 녹슬지 않은 촉을 살려 음반제작을 제안한다. 거리 밴드를 결성한 그들은 뉴욕의 거리를 스튜디오 삼아 진짜로 부르고 싶었던 노래를 만들어가는데…

 

출처 : 영화 소개 줄거리



감독 : 대런 애러노프스키

출연진 : 나탈리 포트만, 밀라 쿠니스, 뱅상 카셀 등

개봉년 : 2011년 (대한민국)

러닝타임 : 108분




※ 후기는 영화에 대한 감상과 생각입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처음에는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인지 몰랐다.

그래서 지하철을 타고가며 아이패드로 보기 시작했다.

중간중간 치켜들어 나만 보이도록 하다가 이내 중간에 꺼버렸다.

사람 가득한 지하철에서 도저히 볼 수가 없어서...


그 날 집으로 돌아와 제대로 보기 시작했다. 

이제는 주위에 아무도 없으니까.


원래 영화를 잘 끊어보지 않는데,

이 영화는 중간에 한 번 끊은 것을 다행이라 생각하고

영화관에서 보지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그러지 않았더라면 보고 난 후의 후유증이 어땠을지...


엄마의 꿈과 기대, 사랑이라는 좁은 우리 속에서 자라

마음 속을 들여다보면 온통 하얀색일 것만 같은 순수하고 순결한 백조의 니나(나탈리 포트만).

그녀에게 주어진 발레단의 자리는 최고의 배역, 최고의 역할, 최고의 자리로

백조와 흑조를 연기해야 하는 1인 2역의 자리였다.


어느 누구보다 백조는 뛰어나게 소화하지만 흑조는 불안하기만 하고

그 와중에 발레단에 들어온 릴리(밀라 쿠니스)는 자신이 해내지 못하는 흑조의 모습이었다.


세상의 기대와 사랑은 압박이 되어 다가오고

'완벽'하게 잘해내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에 괴로워하는 니나의 모습은 혼란스러웠고


그건 내게 공포였다.


사람이 부숴지고 재탄생되는 과정이었다.

새로운 모습을 위해 기존의 모든 것을 부수는 과정이었다.


감정은 모호하다.

선과 악의 구분은 흑백논리 속에 존재하지 않고 단순한 선긋기로 정의되어 있지 않다.

그저 어림짐작하는 관념적 개념이 약간 서린 채 주관적 구분에 의존할 뿐이다. 


또한 인간의 밝은 면은 선, 어두운 면은 악으로 서로 대입되지도 않는다.

처음에는 백조의 타락인 줄 알았으나 이제는 아니라 생각한다.

니나가 어두운 면을 알아가는 것이 타락일까?

타락은 올바른 길에서 벗어나 잘못된 길로 빠지는 것이라고 사전은 정의한다.

순수한, 밝은 모습만을 강요 받아온 니나가 인간의 욕망, 어두운 면을 알게되는 것이 타락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백조의 타락이 아니라, 백조가 인간이 되어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 본 백조는 마냥 우아하지도 않더라 전투민족인 줄.


누구보다 백조에 어울렸던 니나는

누구보다 흑조 또한 어울렸다.


사실 당연했다.

오히려 완벽한 백조가 완벽한 흑조의 모습이 못 되는 것이 이상할 것이다.


니나의 백조는 엄마에 의해 강요되어진 완벽한 백조였다.

니나의 흑조는 완벽에 의해 강요되어진 완벽한 흑조였다.


니나는 백조가 아니라 '완벽'만을 추구하는 발레리나였다.


완벽한 무대를 위해 자신마저 재구축하는 발레리나.

그게 내가 본 니나였다.


영화가 끝나고 니나를 계속 지켜 본 내 정신은 마치 균열이 가버린 듯 했다.

눈을 감으면 머릿 속이 갈라지고 눈을 뜨면 세상이 어긋났다.

그렇게 복잡해진 머리에 어지러워 그 날은 꽤나 잠자리를 설쳤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알게 된 것에 감사했다. 


다만 공포영화를 잘 본다, 못 본다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감정적으로 예민한 사람이라면

이 영화에 몰입할 때 조금은 조심했으면 좋겠다.


이제는 백조를 보거나, 백조의 호수가 들릴 때마다

니나가 따라 생각난다.




리뷰를 적다 문득 든 생각인데,

위플래쉬가 청소년 관람불가로 나왔다면 또 어땟을까 싶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