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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_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Music&Lyrics), 그 노래와 사랑에 대해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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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_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Music&Lyrics), 그 노래와 사랑에 대해서.

꼬리별_ 2017. 11. 17. 19:44

한때는 소녀군단을 거느린 팝스타였지만 
놀이동산이 유일한 무대가 되어버린 
짠내나는 신세 ‘알렉스’(휴 그랜트)
 
어느 날 들어온 팝스타의 듀엣 제의는
그에게 더할 나위 없는 기회이지만
자신의 작사, 작곡 실력으로는 무리이기만 하고…
 
그런 그에게 남다른 작사 재능을 가진 
엉뚱발랄 ‘소피’(드류 베리모어)가 우연히 다가오는데…!

출처 : 영화 소개 줄거리



감독 : 마크 로렌스

출연진 : 드류 베리모어, 휴 그랜트, 등

개봉년 : 2007년

러닝타임 : 103



※ 후기는 영화에 대한 감상과 생각입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는 Music & Lyrics, 작곡&작사 라는 심플한 뜻에서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이라는 달달한 제목으로 국내에 개봉한 흐뭇한 초월번역 작품 중의 하나로

이 영화의 주 OST인 'Way Back Into Love'는 못 들어본 사람이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만큼 많이 퍼지기도, 불려지기도, 연주되기도, 리메이크되기도 했으니까.


영화의 스토리에 무언가 특별한 것은 없다.

정석이라고 불러도 될만한 로맨틱 코미디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간다.

특별한 점이라면 Way Back Into Love 라는 노래 한 곡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영화의 스토리라는 점이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게 된 계기도,

남자의 꿈과 여자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한 일도,

모두 노래 한 곡을 멋지게 만들어 내는 것이다.

탑스타 코라 콜만이 원하는 노래를 만들어 내서 히트를 치면

지방공연으로 먹고사는 한물간 가수인 알렉스 플레처(휴 그랜트)도

사람에 상처입은 소피 피셔(드류 베리모어)도

인생앞에서 당당히 고개를 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소피를 설득하기 위해 알렉스가 꽤나 고생하긴 했지만 말이다.


이미 영화보다 OST를 먼저 접하는 세상에서 어떤 노래를 만들었는지 알고 보는 입장이라

만들어지는 노래에 대한 기대감 보다는 이 노래가 이런 스토리를 담고 있었구나, 라는 것을 알게 된다.

노래 가사의 corner가 사실은 place였다는 것처럼.

그렇게 서서히 노래가 만들어져가면서 무대가 기대될 즈음

영화는 노래를 무참히 망쳐버린다.



1분만에 2개 문화권의 음악을 망쳤어요.

- 소피 피셔



달콤하니 좋았던 피아노곡에서 섹시한 인도풍의 이상한 노래가 되어버리는데 모두 탑스타 코라 콜만이 원하기 때문이었다.

노래의 색과 이야기보다는 시각적으로 와닿는 자극적 이미지가 공연과 인기의 성패를 좌우하고

그래서 더 자극을 찾게되는 그런 시장을 유머러스하게 비판하고 싶었던 듯하다.

너무 숨이 턱하니 막히고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바꿔버리는 이 변화가

남녀사이 갈등의 원인이자 극 중의 위기-절정으로 치닫는 시발점이 된다.

미치지 않고서야 당연히 이러고 말겠지라는 생각이 들었어도 그 당황스러움은 잊을 수 없다,,,



당신을 잃기 싫다 말했어요. 달라이 라마가 짐승이름인 줄 알지만 로맨틱한 면도 있더군요.

- 알렉스 플레처



누군가를 향한 고백을 위해서, 라는 로맨틱한 말이 마법처럼 노래와 둘의 사이를 회복시켜주며 끝이 난다.

하나의 노래, 하나의 무대를 만들기 위한 노력과 그 결실은 어떻든 간에 눈부시고

그 틈에서 사랑이 싹트는건 가슴 설레는 행복이다.



멜로디는 육체적 매력이예요. 섹스와같죠. 하지만 가사는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에요.

- 소피 피셔



평소 듣던 노래의 가사가 갑자기 와닿을 때는 그 사람이 감정적으로 취약한 상태일 때 유독 그렇다.

그렇게 노래가 새롭게 다가오는데 가사에 담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의 힘 덕분일 것이다.

확실히 소피의 말마따나 노래의 첫 멜로디가 좋으면 순간적으로 혹하고

노래의 가사가 좋아 음미할 때면 귀기울여 하나하나 보게 되니

그렇다면 좋은 멜로디와 좋은 가사의 결합은 더없이 완벽한 사랑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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