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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_시카고(Chicago), 그 자극뿐인 세상에 대해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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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_시카고(Chicago), 그 자극뿐인 세상에 대해서.

꼬리별_ 2017. 11. 13. 21:31
화려한 무대 위 스타가 되길 꿈꾸는 ‘록시’는 우발적인 살인으로 교도소에 수감된다. 
그곳에서 만난 매혹적인 시카고 최고의 디바 ‘벨마’는 승률 100%의 변호사 ‘빌리’와 무죄 석방을 위한 계획을 짜고 있다. 
‘빌리’는 법정을 하나의 무대로 탈바꿈시키는 쇼 비즈니스의 대가로, 
자극적인 사건에 불나방처럼 모여드는 언론의 속성을 교묘하게 이용한다. 
‘록시’ 또한 ‘빌리’의 흥미를 끌어 자신의 변호를 맡기게 되고, 
평범한 가수 지망생에 불과했던 ‘록시’는 신문의 1면을 장식하며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되는데… 

출처 : 영화 소개 줄거리



감독 : 롭 마샬

출연진 : 르네 젤위거, 캐서린 제타 존스, 리차드 기어 등

개봉년 : 2003년

러닝타임 : 113분



※ 후기는 영화에 대한 감상과 생각입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전에 리뷰한 빌리엘리어트, 렌트 등과 같은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아카데미 상도 받았다.

벨마 캘리(캐서린 제타 존스)의 매혹적인 All That Jazz가 이목을 사로잡으며 포문을 여는데

이 때 벨마는 살인을 한 직후였고, 이 무대를 본 후 록시(르네 젤위거) 또한 살인을 저지른다.

재판에서도 살인은 했지만 범죄는 아니야

라고 소리치지용납될 수 없는 범죄임은 분명하다.


영화는 인물이 처한 상황, 생각 등을 무대라는 공간 위에서 보여주고

시카고의 현실적 배경과 스왑되며 스토리가 전개된다.

이는 현실의 모든 것이 주변의 관심을 끌기 위한 도구로 전락해버린

무대 위의 장치 속에 사는 이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그들한테 현실의 삶은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 걸까,

무대 위에 서는 것만이 절대적인 가치를 지녀버린 것일까.


법정이라는 국가의 국민에게 지엄한 법을 판결하는 재판장 또한 빌리(리차드 기어)에게는 언론을 대상으로 한 무대일 뿐이고

록시는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무대 위에 서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한다.

벨마는 뭐, 극의 시작부터 이미 만인의 관심을 받는 상태였고.


절절한 사랑, 공감 가득한 위로, 말려가는 웃음 같은 것은 없다.

모든 것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갈망하는 자들의 싸움이며 불나방들의 전쟁이다.

거품처럼 사라져버리는 자신을 향한 대중의 열기에 불을 지피기위해 제 몸을 태우는

실로 양초같고 성냥같은 삶이다.

불나방과 언론과 대중의 꼬리잡기는 물고 물린 채 끊임없이 이어진다. 



"That's Chicago."

- 빌리



가장 불쌍한 인물이라면 역시나 록시의 남편.

간통을 숨기고 거짓말을 하고 살인을 뒤집어 씌우는 아내의 무죄판결을 돕기 위해

어떻게든 빌리에게 줄 돈을 마련하고 록시가 임신했다니 아무 생각없이 기뻐하며 좋아하다 

무죄판결 후 일변하는 모습을 본 끝에야 불쌍하게 떠난다.

답답하고 순박한 그에게 남은 불나방의 흔적들이 이후 얼마나 괴롭혔을지 모르겠다.


타인과의 이해는 저 멀리 던져버리고 

자극만 바라보는 그 시대의 시카고에서,

지금은 과연 얼마나 발전했을까?

시간이 흐른만큼 성숙해졌을까.



모든 걸 떠나서 공연 연출이 너무 좋아 

아무 생각없이 어깨 들썩이며 따라하고싶다.

이게 자극의 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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